2022 아이유 콘서트 시리즈

2022 아이유 콘서트 "골든 아워" 시리즈 - 제 8부 콘서트 올콘 후기

아이유 에델바이스 2022. 9. 25. 21:45

제 1부 콘서트 예상
https://iuedelweiss.tistory.com/15

제 2부 티켓팅
https://iuedelweiss.tistory.com/48

제 3부 일반예매
https://iuedelweiss.tistory.com/52

 

제 4부 추가예매/셋리스트

https://iuedelweiss.tistory.com/73

 

제 5부 콘서트의 모든 것

https://iuedelweiss.tistory.com/91

 

제 6부 콘서트 1일차 후기

https://iuedelweiss.tistory.com/93

 

제 7부 콘서트 2일차 후기

https://iuedelweiss.tistory.com/94

 

<목차>

0. 들어가며

- 아이유님 일정 관련

- 콘서트 블루레이/DVD

1. 제 1부

2. 제 2부

3. 제 3부

4. 앵콜

5. 앵앵콜

6. 아이유가 말하는 골든아워

7. 모래시계의 의미

8. 골든아워의 의미

9. 맺으며

 

 

 

0. 들어가며

A. 아이유님 일정 관련

아이유님은 현재 밀라노에 계십니다.

콘서트 끝나고 너무 무리하시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가서 쉬고 오실 겁니다.

 

일단 밀라노 패션위크 행사에 구찌 글로벌 앰배서더 자격으로 참석하신 거예요

브로커 홍보 때문에 계속 바빴던 칸 영화제 일정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그리고 공식 일정이 끝나면 가족여행을 가서 충분히 휴식하신 다음에 귀국하실 거 같습니다.

 

아이유님은 정말 똑똑한 분이에요

무리하지 않게 잘 조절하면서 롱런하실 겁니다.

 

 

B. 콘서트 블루레이/DVD

관련 문의가 너무 많아서 한 번에 정리합니다.

 

Q. 콘서트 블루레이가 뭔가요?

콘서트 실황 '공식' 영상을 광학식 저장 매체(ex. 블루레이)에 담아서 판매하는 겁니다.

 

이런 영상이 3시간 동안 나옵니다.

 

Q. 블루레이는 언제 나오나요?

최소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지난번 콘서트는 11개월 걸렸습니다.

 

Q. 블루레이는 얼마나 하나요?

조각집 블루레이(69,800원)와 비슷할 거 같네요

 

Q. 블루레이에 공연 전체가 다 나오나요?

제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무대는 전부 나오고 멘트 일부는 삭제될 거 같습니다.

참고로 지난번 콘서트는 무대 1개(어젯밤 이야기)와 멘트 일부가 삭제된 상태로 발매됐습니다.

 

그리고 앵앵콜은 공연의 일부로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보통 블루레이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골든아워 앵앵콜은 조금 특별하기 때문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5. 앵앵콜 참조)

 

[중요] 5일 이내에 콘서트 라이브 클립하나 이상 올라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근데 블레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요. 영상편집은 영혼을 갈아 넣는 일입니다.

저는 이해할 수 있어요. 팬튜브 운영자니까

 

 

 

2022 IU CONCERT THE GOLDEN HOUR

각 부의 구성(셋리스트)는 <1일차 후기> 참조

https://iuedelweiss.tistory.com/93

 

1. 제 1부

출처: 월아조운님 트위터

 

후우우우와~ 여기가 정말 다 찼네
너무 오랜만이고요
일단 정식으로 인사를 할게요.
3년 만에 우리 관객분들께 공연장에서 인사드리게 된 아이유입니다.

 

사실 아이유는 2년 전에 여기 왔었어야 했어요

데뷔 12주년 콘서트를 위해 주경기장을 대관했지만, 코로나로 취소됐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주경기장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콘서트를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근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리모델링 공사가 연기됐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경기장 공연은 정말 엄청난 사건이에요

국내 최대 규모 공연장이기도 하지만, 국내 여성 가수 최초 입성이니까요

양일 8만 6천 석이 넘는 공연을 매진시킬 수 있는 여성 가수는 오직 아이유뿐입니다.

 

"우와~ 여기가 정말 다 찼네"

 

저는 이 말이 살짝 뭉클하게 들렸어요

여기를 채우기까지 정말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정말 대단한 일이란 걸 아니까요

그래서 1부 내내 (눈물은 살짝 고였지만) 행복감에 젖은 상태로 관람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마음이 쿵 내려앉았죠

 

저의 25살 때 이야기가 담겨있는 곡이에요. 왜 이 곡이 그렇게 좋냐면, 살면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행복한 순간들이 있잖아요? 저는 스물다섯 살 때가 딱 그랬거든요.

근데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마음을 먹었어요. 이 노래는 이제 그 시절에 남겨두는 게 좋겠다. 왜냐면 지금 그때만큼 좋은 때를 만났거든요. 그래서 굳이 이 노래를 붙잡고 있지 않아도, 이 노래만큼 또 나에게 의미 있는 곡을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노래는 스물다섯 살의 지은이에게 그냥 주고, 저는 이 노래와 오늘 여기 4만 분의 관객 앞에서 뜨겁게 작별하고 싶어서, 마지막으로 부르려고 합니다. 팔레트 들려드릴게요.

 

스물다섯은 아이유에게 정말 소중한 시기예요

29살 때 방송에서 자기 '리즈' 시절은 스물다섯 살 때라고 말한 적도 있죠

 

다시 못 본다고 생각하면 조금 슬프지만,

아이유가 그때만큼 지금 행복하다면 곡도 세대교체를 할 필요가 있으니까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보내줬습니다.

 

대신 올해 안에 신곡이 하나 나올 거 같아요

거기서 '지금(서른)이 그때만큼 좋은' 이유를 설명해주실 거라고 추측합니다.

 

출처: 푸르던 날개님 트위터

 

너무 멘트 이야기만 해서 공연 이야기를 좀 하자면,

에잇은 정말 역대 최고의 오프닝이었습니다.

 

올해는 배우 활동을 많이 하셔서 제가 배우 이지은 팬튜브 운영자인지 가끔 헷갈렸는데, 

에잇 무반주 첫 소절을 듣자마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의 팬으로 바로 각성했습니다.

 

근데 에잇 무대 자체는 굉장히 파워풀했지만,

에잇은 원래 '무력감과 무기력함'에 대한 노래예요

 

뭐 그대로야 난 (그대로야 난)

다 잃어버린 것 같아

 

상식적으로 3년 만에 재회하는 자리에 적합한 인사말은 아니죠

에잇 단독으로 보면 어색할 수 있어요

하지만 2부 오프닝이 '이 곡'이면 말이 됩니다.

 

 

 

2. 제 2부

스베문은 에잇의 대구곡입니다. (아이유피셜)

에잇의 '무력감, 무기력함'을 해소하는 방법을 스베문의 '사랑, 에너지'로 찾은 거예요

그래서 2부 오프닝에 스베문을 배치함으로써 1부와 연결되게 만들었습니다.

 

열기구 연출은 정말 꿈을 꾸는 것 같았어요

그렇지만 저한테는 열기구 직전에 나온 VCR이 더 임팩트가 있었습니다.

 

[VCR #1] 영원히 가물지 않는 바다에 사는 아이가 있었어요.

아이는 문득 사랑이 뭔지 궁금해졌어요.
파도에게 다가가 사랑이 무엇인지 물었고, 파도가 대답했어요.
"너의 세상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거. 그게 바로 사랑이야."

어느 날 아이의 바다에 달이 나타났어요. 파아란 하늘에 커다란 달이 '짠' 하고 말이에요.
그 달은, 아무리 바라보고 있어도 꼼짝을 하지 않았어요. 저물지도 떠오르지도 않고 딱 그 자리에만 있었죠.

아이는 문득 가슴이 두근대는 걸 느꼈어요.
“파도야, 저 달이 사랑인 거야? 그렇지만 저 달은 아무런 색깔도 없잖아."
파도는 잠시 생각에 잠겼죠. 그리고 시무룩해진 아이에게 무언가를 건네며 말했어요.
“잘 봐, 흐르는 시간을 멈추게 하고 싶을 만큼 그 순간이 소중해졌을 때, 비로소 네 세상이 붉게 물들 거야."

(화면 전환)

"눈앞에서 마법이 일어나는 걸 본 적 있으세요? 아니면 마법 같은 사랑을 했다거나?"

 

2부 VCR의 주인공은 '아이'입니다.

아이의 정체는 과거의 아이유인 거 같아요

 

여기서 과거는 20대 이전을 의미해요

(이유는 4. 앵콜에서 설명할게요)

그렇기 때문에 10대 때 대표곡인 '이 곡'이 제 2부에 배치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월아조운님 트위터

 

제가 항상 이 노래를 부르면서 삼단 고음을 하고는 퇴장을 하거든요. 그래서 셋리스트를 짤 때 좋은 날의 배치가 항상 뻔해지다 보니까 새로운 셋리스트를 짜기가 어려웠어요

그리고 이 노래가 제가 18살 때 불렀던 곡이거든요. '오빠가 좋은 걸'인데, 오빠가 많이 없어 보여서 (웃음)

좀더 새로운 공연을 하려면 그런 시도가 필요할 거 같아서, 더 재밌는 공연을 만들려고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근데 마지막 좋은 날인데 이렇게 너무... 그 막 리얼대세... 나 진짜 다시 대세...가 된 거 같았어요 (웃음)

 

제가 시리즈 제 4부에서도 설명했지만, 좋은 날은 셋리스트에서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어요

언젠가 보내줘야 한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올 줄은 몰랐네요

 

근데 팔레트만큼 아쉽지는 않았어요

왜냐면 라일락이 좋은 날을 승계했거든요

 

제가 응원법 가이드에도 적어놨지만 좋은 날과 라일락은 서로 이어져있어요

멜로디뿐만 아니라 응원법도 이어져있습니다.

 

'리얼대세 아이유'는 이제 못하게 됐지만

대신 '딴 딴 딴 딴 따아안'이 있어서 괜찮습니다.

 

한 번 더? 무슨 한 번 더 말하는 거지?
설마 3단 고음 한 번 더...?
나 사랑 안 하네... 그거 사랑 아니에요.

어... 다음 곡(라일락)이 저는 이번 공연의 클라이맥스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특히 "잊게 (일상톤) 될까...?"가 좋았어요

저는 이제 좋은 날이 없어도 괜찮을 거 같아요

 

 

 

3. 제 3부

[VCR #2]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오르는 날이 있었어요.
늦은 밤에 집에 돌아오는 날이었는데, 그럴 때는 마치 완전히 반대인 세상을 오가는 기분이에요. 여기가 맞나? 싶기도 해요. 그런 날에는 잠이 잘 들지 못했어요. '공허함' 이라기보다는 그냥 불안했던 것 같아요. 잠이 들면 안 될 것 같았거든요. 뭐라도 해야 될 것만 같았어요.

어렸을 때는, 일기를 꽤 부지런히 썼어요. 그날 있었던 일, 꿨던 꿈... 그날은 문득 그게 생각나서 다시 읽었는데, 날이 밝은 줄도 모르고 있었더라고요.
분명 시간을 멈추고 싶을 만큼 소중한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때로 돌아간 시간이 그대로 멈춰 버린 듯한.

 

3부 VCR의 주인공은 '나'입니다.

여기서 '나'는 아이유 자신을 의미해요

배경도 실제 아이유의 방(을 본뜬 세트장)이고

또 3부에 배치한 곡들을 살펴보면 '나=아이유'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무릎

저는 ‘무릎’이 저라는 가수의 정체성에 가까운 곡이라고 생각을 해요

 

무릎은 아이유가 먼 훗날 세상을 떠났을 때, 자신의 대표곡으로 남길 바라는 곡이에요

정말 아끼는 곡이고, 방송에서 "그냥 이 곡이 저 같아요"라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무릎을 (히트곡이 아닐지라도) 3부 오프닝에 배치한 건 무릎이 곧 아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겨울잠

겨울잠이라는 곡도 제가 만든 곡인데, 무릎을 썼을 때의 느낌을 좀 많이 찾아보려고 노력하면서 썼던 곡이거든요.
이런 얘기는 처음 하는 거 같은데, 아무튼 그래서 저는 마음속으로 무릎과 겨울잠이 한 세트라고 생각을 해요

 

겨울잠과 무릎의 관계에 대해선 나중에 글을 따로 써야 할 거 같습니다.

일단 지금은 '무릎과 겨울잠은 결이 같다' 정도로만 이해해도 될 거 같아요

그럼 겨울잠도 아이유의 정체성으로 볼 수 있겠죠

 

 

너랑 나 & 시간의 바깥

출처: 월아조운님 트위터

가장 아이유다운 곡으로 마지막 곡을 장식하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이 곡을 준비했습니다. 

 

너랑 나는 가장 아이유다운 곡입니다. (아이유피셜) 

이해가 잘 안 되는 분들도 있을 거 같아요

10년도 더 된 곡이고, 다른 히트곡도 많으니까요

 

근데 저는 너랑 나와 시간의 바깥이 아이유 그 자체를 상징하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곡 내용을 이해하면 결론이 그렇게 나와요

심지어 아이유가 결정적인 힌트도 남겨놨습니다.

 

서로를 감아 포개어진 삶
그들을 가만 내려보는 달
여전히 많아 하고 싶은 말
우리 좀 봐 꼭 하나 같아

 

시깥이 '너랑 나'의 후속곡인 건 아실 거예요

두 곡이 같은 세계관이라면, 시깥 마지막 가사의 '우리'는 너와 나가 됩니다.

 

너와 내가 꼭 하나가 된 거 같아

 

이 문장을 변형하면 아이유 팬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문장이 됩니다.

 

음악으로 너와 내가 하나가 된다.

신인가수 아이유(IU)가 밝힌 활동명의 의미

 

너랑 나 단독으로는 아이유가 될 수 없어요

너와 나가 미래에서 만나기로 한 건 맞지만, 만났는지 안 만났는지는 모르니까요

하지만 시간의 바깥이 있으면, 너와 나가 만나는 이야기(아이유)가 비로소 완성됩니다.

그래서 시간의 바깥과 너랑 나를 연속으로 부르게 셋리스트를 짠 거예요

 

 

제 생각에 '너랑 나'만큼은 계속 부를 거 같아요

그 곡은 아이유 그 자체니까요

 

 

 

4. 앵콜

출처: 월아조운님 트위터

 

2부의 주인공은 아이

3부의 주인공은

그럼 앵콜 막곡은 사실 뻔하죠

 

아이의 바다

제가 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얼마나 큰 사랑을 받는 사람인지 너무 잘 느꼈고요,  동시에 제가 얼마나 작고 보잘것없는... 팬들한테 이런 얘기하면 싫어하던데 (웃음) 아무튼 미물 같은 사람인지도 느꼈고요. 여러분이 항상 저를 제일 크게 만들어 주시는데, 이렇게 무대에 서면 왜 이렇게 작아지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평생 못 잊을, 한 사람의 인생에서 평생 못 잊을 이런 순간을 만들어 주셔서, 진짜 내가 뭐라고... 이렇게 멀리서 와서 아침부터 기다려서... 노래 외우고 노래 불러주고 소리 지르고 이 시간까지... 진짜 제가 뭐라고...
 
제가 여러분한테 지금 느끼는 것의 반의 반의 반만이라도 의미 있는 사람이어야 할 텐데... 오늘 기억을 절대 잊지 않고, 더 잘 살겠습니다.

제가 거창한 약속을 하는 건 잘 못해서, 이게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약속인 거 같은데, 진짜 오늘 이 시간 여러분한테 후회되고 아깝지 않은 사람으로 살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 공연이 어떻게 보면 '제가 십 대 때부터 꿈꿔 오고, 도전해온 일들의 마지막 도착지가 될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 순간에는 또 '새로운 도전이 될 수도 있겠다. 시작이 될 수도 있겠다.'라는 희망과 자신감을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다음 곡은 가장 또 도전 같은 곡이에요. 열심히 불러 볼게요.
 
언젠가 또 좋은 날, 빛나는 시간에 함께 하길 바라면서, 이 노래가 또 여러분이 하루하루 조금씩 또 살아갈 수 있게 제가 보내는 위로가 되기를 바라면서, 마지막 곡으로 ‘아이와 나의 바다’ 들려드리겠습니다.

 

감히 제 언어로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아이유님 말씀으로 대체합니다.

 

아나바다 마지막에 나오는 하이라이트(고음)도 정말 인상적이었고,

'그럼에도' 할 때 나오는, 파도 속을 걷는 듯한 연출은 정말 기적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유가 최고예요

 

 

 

5. 앵앵콜

출처: 월아조운님 트위터

 

신청곡을 받아서 하는 기존 앵앵콜과 달리,

앵앵콜도 셋리스트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잠실 주경기장은 시간제한이 있다 보니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이번엔 앵앵콜도 VCR이 있습니다.

 

[VCR #3]
저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아, 죄송해요. 이거 보니까 저도 어린 시절 생각이 나서요.
그런 꿈, 꿔 보신 적 있으신가 봐요?
뭐, 비슷한? 흠. 그럼 여기 들어 있는 모래들이 본인의 모든 시간들인 거네요?
음…… 네, 맞아요.
참, 그래서 그 동화 속의 아이는, 결국 파도가 되었나요?

 

그리고 VCR 직후에 나오는 곡이 어푸입니다.

 

어푸를 꼭 들려드리고 싶었거든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찬혁 씨와 세븐틴 호시 씨의 안무가 들어간 버전입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만들어주신 안무들을 한번 활용해서, 마지막 VCR에 "그래서 아이는 결국 파도가 되었나요?" 라는 대답에 몸소 파도가 돼서 답을 드리고 싶었어요.

라일락 앨범에서도 아이와 나의 바다 다음 트랙을 제가 어푸로 배치를 했거든요. 그래서 이 노래로 좀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서 어푸를 앵앵콜에나마 배치를 했습니다.

 

아까 블루레이에 앵앵콜이 들어갈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를 한 건 이것 때문입니다.

보통 앵콜까지만 공연으로 보는데, 아이유님 말씀처럼 아나바다가 어푸로 이어지니까요

 

살짝만 덧붙이자면, 어푸는 실제로 아나바다의 다음 이야기가 맞습니다.

아나바다가 과거의 아이유(2부)와 현재의 아이유(3부)의 화해에 관한 이야기라면,

어푸는 아나바다 이후에 거침없이 나아가는 아이유를 상징하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출처: 월아조운님 트위터

 

그리고 토요일 분들은 모르시겠지만, 일요일 앵앵콜 도중에 14주년 이벤트(?)가 있었어요

아이유팀 분들이 무대에 올라오셔서 4만 명의 관객과 함께 아이유의 14주년을 기념했습니다.

 

이벤트가 끝나고 아이유팀이 '퇴근'한 다음,

아이유님도 이번 공연의 마지막 멘트를 남기고 에필로그를 부르면서 퇴장하셨습니다.

 

얘(케이크 위 아이유 피규어)를 그러면 옆에 두고, 마지막 곡을 부르면서, 다음 만남을 기약해보도록 할게요.

자 진짜 마지막 곡, 여러분께 쓰고 싶은 편지 같은 곡이에요. 우리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아서 작사를 했던 곡입니다. 이 노래를 듣고 제 마음을 조금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돌아가시는 길 진짜 조심히 기분 좋게 돌아가시고요. 내일부터 되게 날씨가 선선해지더라고요. 오늘 가디건 챙겨오라 그래서 진짜 미안해요.

근데 내일부터는 가디건 챙겨야 하는 날씨가 된데요. 다들 잘 껴입고 다니시고, 환절기 감기 조심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너무 늦지 않은 미래에 다시 만납시다.

팬분들과 이 공연 멱살 잡고 끌고 와 주신 모든 스탭분들, 밴드분들 한 분 한 분 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오늘의 기억으로, 겸손하게, 닿는 데까지 노래하는 아이유가 되겠습니다.

진짜 멋있는 말을 하고 싶은데 잘 안 되네요... 그냥...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6. 아이유가 말하는 골든아워

콘서트 이후에 공개된 아이유의 팔레트 15화에서 직접 골든아워의 의미를 밝히셨습니다.

 

① 주경기장 공연은 마지막일 것 같다

= 좁으니까 더 큰 곳으로 가자

② 가수로서 가장 하이라이트가 되는 순간

③ 황금 시간대(TV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 대개 오후 7~10시)

 

①, ③은 맞는데 ②는 좀 부족한 거 같아요

저는 ②에 더 큰 뜻이 담겨있다고 생각해요

그 해석의 근거는 바로 '모래시계'입니다.

 

 

 

7. 모래시계의 의미

골든아워 티켓에 이런 그림이 있습니다.

제가 이걸 해석해서 어떤 영상 고정 댓글에

콘서트 오프닝 곡과 막곡을 각각 예측했었고, 실제로 맞았습니다.

 

하지만 손의 역할에 대해서는 해석을 못 했어요

근데 콘서트가 끝난 지금은 좀 알 거 같습니다.

 

[2부 VCR 중]
파도는 잠시 생각에 잠겼죠. 그리고 시무룩해진 아이에게 무언가를 건네며 말했어요.
“잘 봐, 흐르는 시간을 멈추게 하고 싶을 만큼 그 순간이 소중해졌을 때, 비로소 네 세상이 붉게 물들 거야."

 

여기서 무언가가 바로 '모래시계'입니다.

멈추게 하고 싶으면 멈추면 되죠

모래시계의 시간을 멈추는 방법은 간단해요

중력에 수직 하게 90도 돌리면 됩니다.

 

근데 어떤 순간이 소중한 이유는, 시간은 흐르고 그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에요

결국 시간은 다시 흘러야 해요

그래서 저라면 90도 돌려서 붉게 물드는지 잠깐 확인하고, 90도 더 돌릴 거 같아요

 

그럼 결국 거꾸로 뒤집는 행위가 되겠죠

 

모래시계에는 중요한 특성이 하나 있어요

거꾸로 뒤집으면, 뒤집기 전까지 흘렀던 시간과 정확히 똑같은 시간이 흐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모래시계가 아이유의 시간이고

지금 모래시계를 뒤집으면, 14년 차 가수니까 앞으로 흐르는 시간은 14년이 되겠죠

 

[토요일 앵앵콜 멘트 중]
오늘의 기억으로 더 이렇게 뭐 우쭐하거나 그러지 않고, 정말 더 겸손한 마음으로. 항상 무대에서 저를 응원해 주시는 마음이 어떤 건지 되새기면서, 14년 차잖아요? 14년 더 가볼게요.

 

저는 저 그림의 의미가, 단순히 모래시계가 아니라 '모래시계를 뒤집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8. 골든아워의 의미

만약 7번의 해석이 맞다면, 골든아워 콘서트는 아이유에게 '모래시계를 뒤집는 시간'이 됩니다.

일종의 전환점(turning point)이 되는 셈이죠

궁금한 건 "왜 지금 뒤집는가?"입니다.

 

사실 답은 간단해요

만약 아이유가 자신의 시간이 모래시계와 같다고 생각한다면, 결국 언젠가는 뒤집어야겠죠

뒤집지 않으면 영원히 끝나버리니까요

 

모래시계의 또 다른 중요한 특성은 시간이 불연속적이라는 겁니다.

모래시계를 뒤집는 그 찰나의 순간에는 시간이 잠시 멈출 수밖에 없고,

그 멈춤으로 인해서 뒤집기 전과 후의 시간은 단절된 것이 되죠

 

근데 멈출 수 밖에 없다면, 시간을 멈추게 하고 싶을 만큼 소중한 순간에 멈추면 되잖아요

그게 아이유가 지금 뒤집는 이유입니다.

 

저는 이제 아이유의 커리어를 전기/중기/후기 대신, 골든아워 전/후로 나눠야 한다고 생각해요

골든아워 이전은 가수 아이유의 제 1막, 이후부터는 제 2막이 되는 셈이죠

 

그리고 좋은 날, 팔레트를 졸업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제 1막에서 처음으로 빛났던 순간, 가장 빛났던 순간은 제 1막에 남겨두고,

제 2막은 제 1막과 다른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서.

달라야 하는 이유는 제 1막보다 더 발전하고 더 빛나기 위해서예요

 

이 공연이 어떻게 보면 '제가 십 대 때부터 꿈꿔 오고, 도전해온 일들의 마지막 도착지가 될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 순간에는 또 '새로운 도전이 될 수도 있겠다. 시작이 될 수도 있겠다.'라는 희망과 자신감을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그리고 이 분은 더 빛날 자신 있는 거 같습니다.

 

제가 7부 말미에 아이유의 골든아워는 과거, 현재, 미래를 포함한다고 했던 것도 같은 이유예요

제 1막에서 아이유가 빛났던 순간들(좋은 날, 팔레트)도 당연히 골든아워라 불릴 자격이 있고,

제 2막에서 아이유가 만들어갈 순간들도 분명 골든아워가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황금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며 퇴장하는 여왕님의 모습처럼.

 

 

 

9. 맺으며

이제 아이유 골든아워 시리즈는 여기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저도 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이에요

팬튜브/팬스타그램 동시에 운영하느라 남는 여가시간도 없고요

그래서 최근 1달 동안 주말이 다 삭제됐고, 정말 여러 번 밤을 새워서 만든 게 이 시리즈입니다.

 

토요일 공연에서는 콘서트장에 앉아서 5.5부를 만들어서 업로드하기도 했고,

일요일 공연 때는 토요일 후기 때문에 거의 밤을 샌 상태로 공연을 봐야 했습니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사실 이미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제 목적은 '골든아워 콘서트의 성공 개최'였고, 목적을 달성하게 돼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비록 저는 소속사 직원도 아닌 일개 팬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알고 있거든요

이 공연이 아이유에게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고,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그래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서, 나름 최선을 다해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했습니다.

 

물론 그걸로 인해서 제가 얻는 이익은 없죠

최근에 인증했지만 유튜브 수익창출도 안 하고, 티스토리 광고를 안 붙이고 있으니까요

근데 저는 그래도 지금 행복해요

내가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미련은 없습니다.

 

아이유님이 이 글을 읽으실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적어둘게요

 

멈추고 싶을 만큼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줘서 고마워요. 아이유에 걸맞은 팬이 되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너무 대단한 사람이란 걸 깨달아서 살짝 막막하네요. 그치만 적어도 모두에게 '아이유가 팬들에게 진심이니까 팬도 아이유에게 진심이구나'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 더 노력하고 발전하는 팬이 되겠습니다. 저는 아이유만 보고 갈 거예요. 그러니까 앞으로의 14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 아이유 에델바이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