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에델바이스

[211204] 멜론뮤직어워드 2021 아이유 직관 후기

아이유 에델바이스 2022. 12. 4. 21:15

 

 

 

 

2년 전 오늘의 일입니다.

3:15 PM

너무 일찍 왔네요ㅠ

 

전날 밤부터 설레서 잠도 안 오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가 않아서 일찍 왔는데

솔직히 좀 후회했습니다. 이날 유난히 추웠거든요

 

여기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빛마루방송지원센터입니다.

이날 이곳에서 있었던 어떤 사건이

저를 팬튜브 운영자로 만들었습니다.

 

모든 건 한 통의 DM에서 시작됐습니다.

 

MMA2021* 시상식 초대권 당첨자 DM

*멜론뮤직어워드(Melon Music Awards) 2021

 

당시 아이유님 참석이 확정된 상태였고

동시에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였기 때문에

무조건 가겠다고 했습니다.

 

근데 콘서트가 아닌 시상식이라

왠지 저만 아이크 들고 있으면 뻘쭘할 거 같아서

아이크는 그냥 집에 두고 출발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3:30 PM

무려 2등으로 도착했습니다.

2등일 수밖에 없는 게

원래 5:30까지만 오면 됐거든요

 

저 울타리(?)를 따라 들어가니까

이벤트 부스가 있었습니다.

거기서 먼저 이런 절차를 거쳤습니다.

QR 체크인
PCR 음성 확인서 제출
코로나 예방접종 확인서 제출
당첨 문자 확인
전화번호 뒷자리 확인
[TMI] 당시 코로나 19 상황으로 인해 시상식에 대규모 관중이 참석할 수 없었고, 추첨으로 뽑힌 100여 명의 관객만 코로나 검사를 받고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리 뽑기를 했죠

상자에 손 넣어서 하는 그거 맞습니다.

 

진짜 기절할 뻔했습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뽑은 종이 보여주고

저쪽에 가서 기다리라고 하길래

가서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1시간 20분 동안 서있었습니다.

 

 

4:50 PM

마침내 방송국 건물 안으로 입장했습니다.

일단 안은 따뜻해서 좋더라고요

 

시상식장이 5층에 있었는데

그래서 5층까지 다 같이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먼저 소형 스튜디오로 들어갔는데

거기에 물품 보관소를 마련해놨더라고요

가방 제출 안 하면 가방 검사할 거라고 해서

저는 그냥 가방째로 맡겼습니다.

 

그런 다음 중형 스튜디오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작았던 거 같아요

자리에 앉으니까 2m 앞에 무대가 있었습니다.

 

관객석은 대략 100~200석 규모였는데

단차가 없어서 2, 3열은 잘 안보였을 겁니다.

 

생방송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당연히 중간에 화장실은 갈 수 없었고

물 이외의 음식물은 취식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19 때문에 말하기/함성 금지.

대신 전용 단톡방에서 랜선 응원을 했습니다.

 

참고로 이 톡방은 현재 채팅이 막혔지만

저는 아직 못 나가고 있네요...

 

여기부터는 제가 시상식 보느라 시간을 못 봐서

주제별로 서술하겠습니다.

 

 

 

1. 유애나 출석률

30% → 100%

아이크만 해도 최소 30개는 본 거 같고

저처럼 아이크 없는 유애나도 있었고ㅠ

야광 완장도 꽤 있었습니다.

 

다른 아티스트 팬들도 많이 왔지만

그래도 직관러 중에는 유애나가 제일 많았어요

 

보면서 좀 뭉클하더라고요

10년 전에 음악방송에 팬이 1명 밖에 못 들어와서

팬 혼자 응원법하는 걸 들어야 했던 아이유가

이렇게 많이 사랑받는 가수로 성장했다는 게.

 

근데 들어올 때는 30퍼센트였지만

나갈 때는 100퍼센트가 돼서 나갔습니다.

(후술)

 

 

 

2. 수상소감

보통 다른 가수분들은 ①정면 카메라만 보고 소감을 말하고 가셨어요

 

근데 아이유님은 달랐어요

②관중석으로 계속 시선을 옮기시더군요

그렇다고 한 곳만 보는 것도 아니고 전체적으로 다

 

다른 가수분들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에요

저도 ①번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현장에 있는 수십 명의 팬보다

카메라 너머에서 기다리는 팬이 훨씬 많으니까요

 

다만 무대 측면에 앉은 팬으로서

다들 정면만 보고 말하니까

뭔가 박수만 치는 역할인 거 같아 슬펐는데

아이유님은 사이드에 앉은 관객들까지

한 명 한 명 다 아이컨택해주셨습니다.

 

저도 몇 번 마주쳤거든요

그 눈빛을 보고 확신했던 거 같아요

단 한 명의 팬도 소외되지 않게 하려는 거구나

진심으로 팬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구나

이래서 아이유 아이유 하는구나

 

이때 이미 크게 감격한 상태였는데

이다음에 더 엄청난 일이 벌어집니다.

 

 

 

3. 깜짝 무대

아이유님 무대가 총 3개였는데

전부 사전녹화로 진행됐습니다.

 

사녹 영상이 나올 차례가 되자

생방송 카메라는 꺼졌고

무대 위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도 현장 스크린으로 아이유님 무대를 보고 있었죠

 

근데 셀러브리티 영상 시작하고 나서

갑자기 뒤에 분위기가 심상치 않길래

슬쩍 뒤를 돌아봤습니다.

 

눈앞에 진짜 아이유님이 서 계셨습니다.

 

조용히 무대 위로 올라가시더니

셀러브리티부터 라일락(1절)까지

(스크린에 나오는 사녹 영상에 맞춰서)

혼자 춤추고 가셨습니다.

 

[ 당시에 제가 찍은 직캠 영상 ]

 

현장 스태프들 분위기를 보니까

전혀 예정에 없던 일 같았어요

 

대기실에서 쉬고 있어도 되는 시간인데

현장에 온 팬들 위해서 특별히 해주신 거죠

 

그 와중에 주변을 둘러보니까

남자 아이돌 팬, 다른 여자 아이돌 팬 할 거 없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박수치고 있더라고요

 

특히 셀러브리티 댄스 브레이크 때는

진짜 다 같이 소리 지를 뻔했는데!

징짱이 손짓으로 쉿! 해서 바로 조용해졌습니다.

 

[ 그 부분만 잘라서 제 채널에 올렸습니다. ]

 

지금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거 같아요

행복해서 눈물이 난 건 살면서 처음이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4. 마지막 멘트

이날 아이유님은 총 5관왕을 하셨고

시상식의 마지막 순서인

올해의 아티스트상(대상)도 수상하셨습니다.

 

대상 받고, 시상자인 윤상 선생님 내려가시고

아이유님 혼자 무대에 남았습니다.

카메라랑 마이크가 다 꺼진 상황이었는데

스탭분들한테 마이크만 잠깐 다시 켜주실 수 있냐고 부탁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이 멘트를 하고 내려가셨습니다.

 

진짜 거짓말이 아니라

현장에 있던 사람들 다 유애나 됐어요
가령 제 뒤에 앉았던 분들 중에

처음 보는 응원봉을 들고 온 분이 있었는데

아이유님 내려가실 때 "언니 사랑해요ㅠㅠㅠㅠㅠ" 외치고 있더라고요

 

저는 여기까지만 보고

울음이 터질 거 같아서 빨리 나왔습니다.

 

 

 

5. 퇴근길

사실 바로 집에 갈 생각이었는데

주차장 입구 앞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더라고요

거대한 카메라를 들고

 

그래서 물어보니까

아이유 퇴근길 기다린다고 하시더라고요

 

오늘 이거 안 보고 가면

죽을 때까지 후회할 거 같단 생각이 들어서

옆에 서서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10분 정도 기다렸던 거 같아요

그러다 차 한 대가 빠르게 나왔는데,

누가 타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창문이 미리 내려져 있었거든요

 

아이유님 모습이 휙 스쳐 지나가고

차가 빠르게 빠져나갔는데

저 앞에 있는 신호등에 걸려서 멈췄습니다.

 

갑자기 한 사람이 뛰니까 다 같이 뛰더라고요

그렇게 수십 명이 우르르 뛰어갔습니다.

 

이렇게 마지막으로 보고 끝났는데

솔직히 아이유님 얼굴도 잘 안 보이고

목소리도 씩씩하셔서 전혀 몰랐죠

 

나중에 직캠 보고 알았습니다.

아이유님 눈에 눈물이 맺혀있더라고요

 

 

 

6. 에필로그

아이유님 보내고 돌아서니까

이제 더는 못 참겠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울면서 집에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이날 찍은 직캠을 유튜브에 올렸더니

정말 많은 유애나분들이 제 보잘것없는 채널을 찾아주셨고

그분들 덕에 팬튜브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데

그 채널이 아이유 에델바이스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유애나분들과 아이유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날을 기억하면서

결코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아이유에게 걸맞은 팬이 되도록 노력하는

아이유 팬튜브 운영자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아이유 에델바이스 드림